본문 바로가기
책의 힘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정현주

by 롱이 2022. 5. 3.
728x90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정현주

 

 

이때 즈음 오빠랑 사소한 다툼도 잦아지고
사랑에 관해 혼자만의 생각도 많아졌을 때
이 책을 읽을 때가 왔구나 싶어 빌려왔다.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책은
화가 김환기와 아내 김향안의 삶과 예술을 통해
사랑 본연의 의미에 대해 쓴 에세이 책으로
두 부부의 얘기를 통해 정현주 작가는
우리들의 사랑을 되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들고,
내 옆사람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리고 나와 함께 해줄 사람과 자신을 충분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표지 색감이나 패턴들이 따뜻한 느낌이다.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책 중간마다 화가 김환기가 그린 그림엽서가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준다.

 

 

 

정현주 작가가 본업인 라디오 방송작가도
그만두고 프랑스 파리로 날아갈 만큼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던 건
김향안의 "사랑이란 곧 지성이다."라는 말 한마디와
김환기가 아내 김향안에게 보낸 그림엽서들 때문이었다.

 

 

사랑이란 곧 지성이다.

-김향안-





 

우리 한국의 하늘은 지독히 푸릅니다.
하늘뿐이 아니라 동해바다 또한
푸르고 맑아서 흰 수건을 적시면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바다입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깨끗하고 단순한 것을 좋아합니다.
백의민족이라 불릴 만큼 흰 빛을 사랑하고
하얀 옷을 많이 입습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에 사는
우리들은 푸른 자기, 청자를 만들었고
간결을 사랑하고 흰 옷을 입는 우리들은
흰 자기, 저 아름다운 백자를 만들었습니다.




 

 

 

 

숭늉을 들고 온 아내의 손을 보면
옛날의 손이 아니다.

얼굴엔 주름살까지 보인다.
나도 작금년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해진다.
우리도 늙어가나보다.
노부부가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고,
다소 센치해진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아내에게 보였더니
퇴박을 맞았다. 왈, 범부의 담이라고.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다.
나는 생활에 있어서나 그림에 있어서나
아내의 비판을 정직하게 듣는다.

 

 

 

 

 

 

그가 세상을 떠난 다음 자신의 글에
이렇게 적었다.


'그 목소리가 뚝 그쳐 버리니까
이렇게 조용하다.'

세상이 텅 빈 것 같은 고요가 찾아왔다.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고 나누던
한 사람이 없어서.

 

 

 

 

다시 읽어봐도 너무 좋다.

 

이 책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

 

같은 것을 좋아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함께 토론하고 이해를 나누는 시간이
두 사람을 점점 단단하게 묶어 주었다.
관계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빛이 났다.
시간이 흐르며 아름답게 길이 들어
더 좋은 것이 되던 두사람 곁의
오래된 물건들처럼.

 

 

 

 

 

김환기와 김향안의 사랑하는 방식을 통해

순수하고 성숙한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었다.

 

728x90

댓글